오르부아르 - 피에르 르메르트

푸른세계_2 2016. 1. 8. 14:07

1차세계대전에 참전했던 두 남자가 전쟁후에 살아남아 겪게되는 이야기.

 

베스트셀러라고 무지막지하게 팔려나간것으로 예상되는 책이다.

두명의 프랑스 군인이 주인공인데 특이하게도 한명은 흔하듯 서민계층이고 ( 후에 전쟁이 가난한 자의 얼굴을 했다던 )

한명은 굉장히 부유한 집안의 예술가기질이 넘치는 천재 악동이었다.

몰락을 겪어가는 귀족중 한명이 이들의 리더가 되어 하지말아야 할 전쟁을 통해 부와 명성을 쌓고

그에 반하는 운명을 지닌 두명의 병사는 모두 삶의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다.

전쟁이 끝난뒤에 이 모두가 살아남아 지독한 현실에서 살아가는 내용을 써내려간다.

 

개인의 심리상태를 굉장히 길게 서술하는 마르셀 프루스트의 영향을 받았다고 했던가 ?

베르나르 베르베르를 꺾으로 왔다는 장난섞인 말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책의 두께와 더불에

꽤 많은 기대를 했고 이벤트 신청도 했다가 떨어지고 그냥 사버린 책이다.

전쟁중에 겪게되는 심리묘사나 장면들이 엄청나게 디테일하진 않았지만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미지들 ( 지금까지 본 영상이 한몫 하겠지 ! ) 과 겹쳐져서 꽤 흥미로운 부분도 많았다.

어찌보면 지루할수도 있지만 소설의 중반부까지 이르는 부분을 전쟁과 고통에 할애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서사방식이 꽤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중반부를 넘어서면서 까지 소설에서 위기부분과 절정부분이 오락가락하는듯이 느껴져선

뭔가 미적지근한듯한 감정만을 불러일으키곤

결말에 이르러서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었을까 싶은 갑작스런 결말.

( 케릭터의 특성대로라면 그런 결말이 당연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

그건 그렇다 해도 후반부에서 스토리를 이어가기에도 바쁠텐데 구태여 새로운 인물들의 심리와 사건들을

나열해서 등장인물을 부풀릴 필요가 있었을까 한다.

책의 두께도 그리 얇은편은 아닌데 글의 밀도가 꽤 얇다고 해야할까.

전개에 있어서 지워버리고 조금 빠듯하게 채워도 될 것 같은 부분들도 있었고

결말은 그럭저럭 괜찮았지만 책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조금 두리뭉실한 기분이 들었다.

 

심리적인 부분과 풍경을 묘사하는 방식들. 그리고 정부와 시민과 전쟁의 관계와 처우 등등

한번즘 생각해볼만한 문제들을 꽤 흥미롭게 전개한것은 꽤 좋은데

의외의 (어쩌면 당연한?) 인물의 간섭으로 너무나 쉽게 연달아 무너져버리니

너무 이상주의적이 아닌가 싶은 느낌이다.

 

혹시나 모를 정직한 누군가가 해결해줄때까지 그저 기다릴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일까 ?

어째서 고통속에 남겨졌던 청년들의 삶은 누구에게도 보상받지 못한채 초신성처럼 불타버렸는지.

보상조차 제대로 못한 정부는 결말에 이르러서야 왜 어설프게 정의를 실현하는 척을 하는건지.

부유층들은 결국 그런 슬픔만을 간직한 채 자신을 속여가며 찬란하게 살아가는 것인지.

 

그다지 속이 시원한 부분이 없었던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