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129

작은 정원 - 2023. 다큐멘터리.

외부인의 시선 명주동은 관광지로만 가끔 찾아갔다. 오래전 인근 공사가 시작되기 전 기억이 조금 있지만, 동네 안을 걸어보는 건 꽤 드물었다. 담장허물기 사업으로 집을 가리던 돌들이 사라지고 텃밭이 자리잡았다. 군데군데 심은 풀과 꽃은 계절을 알려준다. 특히 붐이었던 '도시재생'은 생기를 불어넣는다곤 하지만, 그 실체가 무엇인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벽엔 형형색색의 페인트로 아기자기한 그림이 그려지고, 돌과 나무로 골목 군데군데를 꾸며놓은 모습은 동심을 자극했다. 관광지와 어릴적 경험의 사이 그 어딘가라고 할까. 그러나 나는 그곳에 어떤 사람들이 사는지 몰랐다. 건너듣기론 갑자기 몰린 관광객들이 너도나도 사진을 찍어서 피곤하다는 이야기였다. 근처 유명해진 카페들 앞은 수 많은 인파가 줄을 서거나 사..

조조래빗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유태인을 숨겨준 어머니와 함께 살아가는 조조. 나치즘에 푹 빠진 소년이 겪어가는 사랑과 삶에 대한 희노애락. 블랙이 섞인 코미디. 따듯함도 있고 슬픔도 기쁨도 유머도 있어서 좋다. 큰 기대없이 봤지만 많은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따듯하고 부드러운 미소와 에너지를 가지고 조조를 보살핀 스칼렛요한슨은 너무 멋졌다. 각 케릭터들도 모두 빛이난다. 원작은 상당히 어둡단다. 언젠가 보려나?

나의 아저씨

재밌었다. 미생만큼 비정규직이나 '보통사람'에 대해 깊게 다루지는 않지만 그만큼 재벌가의 가족이나 회사 내 임원간의 권력다툼만 떠들어대는 것과 달랐다. 다른 케릭터들을 맡은 배우들은 모두 익숙했고 이지은이라는 가수가 아닌 배우로. 나는 연기에 대해 알지 못하지만 수화로 할머니와 대화를 나누는 장면은 꽤 감동적이었다. 초반부의 구성을 보면서 롤리타콤플랙스나 성인남성-어린여성의 로맨스에 대해 다루려나 싶었지만 드라마가 진행되면서 그것과는 무관하단 생각이 들었다. '지안'은 어릴적부터 사회적 관심과 어른들로부터 도움을 거의 받지 못했고 이를 유일하게나마 도와주고 안내해준 것은 동훈이다. 그리고 그를 둘러싼 동료들도 '지안'을 따뜻하게 대해준다. 그리고 이를 느낀 '지안'도 이에 감사하다고 말한다. 주된 내용은..

'호크니' Hockney. 2014

BBC에서 그와 함께 했던 다양한 사람들의 인터뷰와 작품들을 엮은 다큐멘터리다. 현재 영화관에서 상영중인데 해외에서 개봉된 날짜는 2014년이다. 불과 1달전에 엄청난 가격으로 작품을 판매한 화가 '데이비드 호크니'로 국내 서울의 미술관에서 전시된 덕분에 흐름을 타서 호크니에 관련된 영상을 재개봉한듯 하다. 실제 전시 막바지에 전시를 본 탓에 티케팅만 20분. 전시장 내부 대기 30분을 기다렸다. 전시장 안에 들어가서도 입구쪽에 사람들이 2줄로 좀비처럼 걸어가는탓에 제대로 못봤고 약속때문에 내부에 상영하던 다큐멘터리를 못봐 너무나도 아쉬운 기억이 있다. ( 데이비드 호크니 : 잃어버린 시간(David Hockney : Time Regained)> / 감독 : Michael Trabitzsch, 52분 상..

영화 ?

어디선가 영화는 분명한 메세지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는 글을 보았다. 영화 스파이더맨 파프럼홈에서 제이크 질렌할에 대한 인터뷰로 기억한다. '귀신의 향기'라는 영화를 별 기대없이 봤는데 극과 극이 갈리는 평이다. 특히 영화 초반에 꽤 진부한 구성이나 상업영화에서 볼 수 없는 구도와 장면들이 많아 답답한 느낌이 들었다. 하나의 대사가 오고갈때 고정된 카메라가 어수선한 배경이나 익숙하지 않은 인물들을 함께 담은 탓인지 몰입도가 떨어졌다. 영화 중반부에 들어서면서 귀신에 대한 연출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뭔가 B급스러운 감성이 물씬 풍긴다. 이를 테면 손이 늘어나는 장면은 태국의 공포영화 '피막'에서나 볼법한 느낌이다. 그런데 총알이 날아가는 장면은 쓸데없이 고퀄이다. 엉덩이에 총알이 박히는 장면은 어디에서 본 ..

캡틴 마블

마블의 히어로물중 하나. 캡틴아메리카와 캡틴이 겹쳐서 비슷한 케릭터인가 했는데 전혀다른 스토리와 전혀다른 능력치를 지닌 영웅이다. 영화 내용이야 다들 잘 알테고. 간단한 느낌과 의문점들을 나열하자면 이렇다. 느낌 / 생각 어째 영화들이 갈수록 지루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기존의 인피니티워 시리즈가 특히 그랬는데 너무나도 많은 케릭터들이 등장하고 그 케릭터들의 배경을 모른다면 공감할 수도 없다. 저정도의 케릭터라면 오래전에 나왔던 왓치맨정도의 분량이 되어야하는게 아닌가 싶을정도로 복잡했다. 게다가 처음에는 타격감이 느껴지던 것들이 규모만 거대해지거나 액션 부분들도 점차 비중이 줄어드는 느낌도 든다. 특히 빠른 속도의 액션을 볼때마다 카메라가 미처 케릭터를 따라가지 못하는 느낌이 들어서 아쉽다. 캡틴아메리카가..

증인

과거 권력과 맞서 싸우던 변호사 순호는 대형 로펌에 들어간다. 자신의 이미지를 사용해 대중에게 안좋은 평가를 받는 로펌을 위해 일하고 로펌으로부터 고급차와 구두를 선물 받는다. 그렇게 변해버린 그의 동료 수인(네이X에선 송윤아는 배우에 등록조차 안돼있다 ㄷㄷ )은 그를 멀리하게 된다. 살인사건의 현장을 목격한 자폐증상의 중학생 임지우는 편견이 가득한 세상속에서 증인이 될수 있을까. 라는 영화.영화 자체는 따듯하다. 자폐를 지닌 이에 대한 편견에 맞서 어린 아이의 동심을 지켜주려 변호사가 다시금 정의(?)를 위해 싸운다니깐.그러나 정우성이라는 이미지에 기댄건지 변호사라는 이미지보단 정우성이라는 배우가 더 잘 보였다. 자폐아라는 이미지도 다른 영화에서썻을법한 흐름을 다르지 않게 가져왔고, 굉장히 드문 경우인..

극한직업

배우를 좋아하는 것과 영화를 좋아하는것은 다르다.전부는 아니지만 각자의 배우들을 다른영화에서 봤을때는 꽤 재밌었는데. 아쉽다.잠복근무를 하기 위해 치킨집을 차렸는데 대박이나서 장사하랴 경찰하랴 하다가마지막엔 잡는다는 얘기.그냥 그렇다. 딱히 웃기지가 않는다.차라리 전체적으로 계속 잡는것보단 '수상한 그녀'처럼 치고 빠지고 흐름을 잡는게 더 낫지 않았을까싶다.생각없이 보려는 코미디지만 너무 색채가 없는 것 같다. 극한직업은 이미 다른 분야에도 많다.

B급 며느리

고부갈등을 주제로 직접 찍어낸 다큐멘터리다. 결혼 이전까지는 행복했는데 결혼하고 나서 너무나도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던 것을 지켜본 감독이 이들을 직접 촬영한 이야기.고부갈등이란것이 우리나라만 있는지 모르겠지만 가부장적 사회 덕분인지 드라마와 영화적 소재로도 자주 쓰이곤 한다.특히 오래전 관심을 끌었던 올가미에서 광기에 서린 그 표정을 보면 과연 이게 정상인가 싶을정도. 세상에 모난돌이 정맞는다고 홀로 바꾸려하면 참 피곤한 것 같다. 그렇다고 맘에 안드는것을 예예 하면서 살기에는 너무 억울하고.영화는 그럭저럭 재밌게 흘러가면서 결말을 맞이하지만 영화를 보면서도, 또 끝나고 나서도 가벼운 마음으로 일어나진 못했다. 영상 촬영과 같은 일이 돈이 안돼 먹고 사는데 힘들어하는 모습. 출산전 행복해 보이는 대화와..

아가씨

핑거스미스를 원작으로 한 박찬욱 감독의 영화. 원작과는 다르다는 노출씬도 그렇고 영화의 전개가 개봉 당시 조금은 요란했기에 보게됐다. 경제적인 이득을 취하는 사기꾼과 그와 함께 일본으로 돌아선 한 집안의 하녀로 들어가 그 집안의 여자가 가진 재산을 노리며 일어나는 사기극속에서 마주한 하녀와 상속녀간의 애정. 이랄까. 개인적인 느낌은 그냥 그랬다. 자세(?!)나 노출씬의 경우는 많은 영화에서 시도되었고, 레즈비언의 사랑이란 소재는 오래전~작년부터 조금씩 접했기에 새로운면은 드물었다. 단지 원작자에 의한다면 어떨지 모르나 ( 원작은 아직 안봤다. 보고싶어졌다.) 여성의 시선에서 바라본 페미니즘과 레즈비언간의 관계, 그리고 여성들간의 미묘한 감정과 생각들을 표현한것은 어떠했을까 싶었지만 이번 영화는 원작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