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신세계 - 올더스 헉슬리

푸른세계_2 2014. 4. 26. 23:53

책 분량은 얼마되지 않는데 과대포장하지 않은 외국과자를 먹는듯한 이 포만감과 넘치는 느낌은 뭐지 ?

엄청나게 발전된 미래기술로 인해 인간은 감각과 쾌락과 종교 신념 믿음 꿈 자유등을 모두 박탈당할 것이라는 이야긴데 제3자를 바라보는 시점인데도 불구하고 중간중간 들어간 심리묘사들이 너무나 실감나게 느껴져서 전지적 작가를 넘어서선 그 케릭터들을 전부다 속부터 들여보는듯한 느낌을 준다.

 과학 문명이란것이 분명 인류에게 있어 커다란 이점들을 가져다 준것은 사실이나, 현대의 과학기술(사실상 아직 공개되지 않은 기술에 비하면 엄청나게 작은것에 불과하지만 ) 이 인류를 지배하게 될 것이다 라는 생각은 2012나 2000밀레니엄등 미래에 대한 부정적인 예측에 자주 등장하는 소재였다. 하지만 현재 우리가 자유롭게 누리고 있어 이것에 대해 자유의 가치를 부여하지도 못할 정도의 수 많은 것들에 대해 박탈당한다고 가정하는 이야기들은 본인으로 하여금 다시 한번 지금 누리고 있는 것에 대해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동시에 부자연스럽고 강제적인 그 태도로 인해 강력한 반감을 가지게 한다. 성유희와 마약과 같은 것들이 합법화를 넘어서서 모두에게 화폐와 같은 가치로 제공되는 '소마'에 대해선 다른것에 대한 선택권조차 없고, 심지어 모든것이 제공되는 그 사회에서는 딱히 화폐라는것이 필요한것인가에 대해 의문을 지니게 한다.

원하고 꿈꾸던 욕망에 대한 무제한 적인 제공. 사실 그런 욕망에 대한 것들은 부분한정적이기 때문에 그 가치게 오히려 더 높게 평가되고 더 매혹적으로 보이는 것이라 생각하는데 그것들이 무제한적으로 제공된다면 과연 사람들이 만족할까? 라는 의문을 지니게 되지만, 다른것에 대한 의문조차 없는 상태. 소설 내에선 수면학습이라고 하지만 사실상 세뇌와 다를 바 없는 주입식 교육으로 인해 선택권조차 없는 상태에 이른다면 그것이 과연 큰 문제겠는가 싶기도 하다. 이 소설을 보는 내내 그들을 비판하거나 부정할 수 있는것은 그것이 소설이고 지금과 다르고 난 그 위험에 빠져있지 않다는 전제조건 하에서 성립되는 것이기도 하니까. ( 아마 영화나 소설, 연극등을 바라보는 비극적 카타르시스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다른 가망성과 선택권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다른 인류를 지배하는 상태. 전쟁조차 없고 다툼조차 없는 사회를 바라보고 있지만 우리가 꿈꾸던 그런 세계라는것이 소설을 통해 한편으론 불가능에 가까운 것이 아닌가 싶다. 서로 이견이나 가치관이 다르기에 다툼이란것은 안생길수가 없고, 작은 다툼으로 인해 서로의 이해관계에 절충안이 생기는 긍정적인 것이기도 하지만, 그것이 커다란 전쟁으로 커지게 되면서부터 그 파괴력은 그 싸움 한가운데 위치하거나 혹은 직접적으로 싸움을 하게되고 피해를 보게 되는 사람들 ( 전쟁을 한다면 군인이나 민간인이 될 수 있겠다) 은 선택권이 사라지게 되고 그 싸움이란 것을 제어조차 하지 못하는 상태에 이르기에 전쟁은 사라져야 한다고 하지만 과연 사라질 수 있는건가 싶다. ( 엘빈토플러의 전쟁 반전쟁이란 책을 샀는데 보면 생각이 달라질까.)

 빅브라더가 아니더라도 이미 수 많은것을 통해 지배를 당하고 있다.  몸에 넣을 수 있는 칩이 생겨난다는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는데, 국가나 사회별로 차이점은 있겠지만 SNS나 미디어나 정부, 사회등으로 인해 보이지 않는 이념에 둘러싸여 개인의 자유나 선택권이 박탈당하는 것은 비단 먼 미래의 이야기는 아닌 듯 하다. 부정부패라는 것은 오래전부터 있었고 현재에도 있고 그것을 알아채지 못한채 시간이 너무 많이 흘러가기도 한다. 우리나라에 있었던 천안함이나 여객선 침몰을 바라보면서 세상을 비판하고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SNS를 통해 많은 불만을 터뜨리지만 ( 혹자는 뉴스기자든 누구든 타겟이 된 대상에게 무차별적으로 욕설을 퍼붓더라. 그것도 익명성이 보장된채로) 사실상 그 사회를 바꾸고자 하는 노력을 실제로 이행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고 생각된다. 바꿀 능력이 있지만 바꾸지 않는 사람과 그런 능력이 없지만 바꾸고자 하는 의지를 가진 사람 중 누가 더 약자에게 이로울까. 삶과 죽음이 종이한장 차이로 왔다갔다 하는 상황 속에서 대통령을 비난하고 정부관계자들에게 욕서를 날리지만 사실상 그 나라에 존재하는 모든 사람들은 잠재적인 가해자이자 피해자가 아닌가. 그 경계선이 참 모호하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이런 사건들에 있어선 피해자들이 훨씬 많다.) 이런 사태에 있어서 적극적으로 무언가 하지 않는다면, 우리 역시 피해자가 되는것은 시간문제 아닐까. ( 알지 못하는 것으로 따진다면 이미 피해자가 되었는지도 모른다. )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사람들로 하여금 참 뉴스를 잘 믿는다고 말했던 기억이 있다. 본인에겐 충격이었다. 특정 언론사들이 어떤 사건에 이르렀을때 사실과 다른것을 보도하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 집단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도, 그곳은 믿을만해, 혹은 아무 생각없이 읽었던 인터넷의 글조차도 어떤 집단의 이익을 위해 조장된 것이라는 가망성을 염두하지 못했다. 어나니머스라는 해커 그룹이 우리나라를 공격할 것이라는 뉴스를 본 한참뒤에 그들이 사실은 우리나라 중학생 정도의 사람들이라는 기사를 보고는 의심반, 믿음반 생각을 했지만 사실 두 경우 모두 우리나라가 부패했다는 사실을 대변해주고 있을 뿐이니까.

 아이러니 하고 의문이다. 각종 강연이나 글과 영상들은 꿈을 찾고 나라를 지키고 온갖 정의과 밝은 미래에 대해 이야기 하지만 그런 이야기를 들은 뒤 몇시간이 지나면 하루바삐 살기위해 돈을 벌어야 하는 사람들에게 과연 그것이 얼마나 현실을 박차고 나올 밝은 빛이될까. 아프니까 청춘이다 라는 책을 보곤 누군가 참 무책임하다는 말을 했던것이 기억나는데 진짜 뭔가 행동을 보여줘야 하는 것이 아닌가.

 정부는 국민을 두려워해야하고 저널리즘을 두려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민은 스스로의 권리를 위해 배우고 익히며 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트렌드에 민감하고 보여지는 것에 민감해져버리고 마녀사냥에 익숙해진 것을 보며 왜 그토록 사람을 미워하는가에 대해서도 의문이 생기기도 한다. 생판 본적도 없는 사람들에게 공적인 사실에 대해 잘못됐다고 생각하면 그에 맞춰서 자신의 생각을 심도있게 정리해 서로 이야기를 하던 전달을 해야하는게 옳은게 아닌가. 노예가 되어버린 저널리즘을 옹호하는것은 절대 아니지만 자신이 속한 환경 속에서 받아온 알 수 없고 원인을 짐작하기 힘든 스트레스를 불특정다수에게 무차별적으로 내보이는건 좀 아니라고 본다. 악플로 사람들을 여러명이나 상처를 주었던 이런 일들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진짜 중요한것은 모른 채 떡밥처럼 던져진 기사를 물고 늘어지는 일부 사람들은 또 누군가를 물어뜯고 있다. 난 사람들이 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라가 처음부터 땅이 완전 뒤집어져야 한다고 우기지도 않고, 지금 상황이 좋은거니 1%를 제외한 사람들은 각자 자기의 자리를 지키며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살아가라고 믿는 사람도 아니다. 여당과 야당이 완벽하게 공존을 이루며 싸우는 세상이 올거라고 쉽게 생각하지도 않는다. 그래도 그런 이상이 있어야 하고 노력을 해야 하는것 아닐까.

 어쩌다보니 이야기가 옆으로 새버렸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제대로 눈을 떠야 한다. 진실을 봐야한다. 그것이 오직 저널리즘의 역할이다 라고 생각하는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저널리스트가 '우리는 진실을 전해야 한다'라고 신념을 가지고 노력을 해야 하는게 맞는거겠지.

 

 

 

 

 

 

 

 

난 어째 둘 다 존재하는 것 같은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