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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영화 리뷰

변호인

푸른세계_2 2015. 1. 10. 12:33

일일근로자로 살아가던 한 남자가 아내의 임신으로 삶에 책임감을 느끼며 사법고시를 합격했지만 고졸 출신이란 꼬리표때문인지 차별을 두는 변호사들을 뒤로한 채 부동산 등기와 세금과 관련된 개인변호사로 시장을 열어 꽤 많은 금전적 보상을 얻은 송변호사. 그러다 일생일대의 변호를 맏게 되면서 겪었던 일화의 이야기.

 

 고 노무현 대통령의 이야기라고 알려진 영화. 보고 난 다음의 느낌은 잘 모르겠다. 최근들어서 개봉되고 있는 영화들 중에 과거의 어떤 부분을 보여주는 영화들이 등장해 흥행을 한적이 있었는데 역사문제에 대한 인식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영화적인 표현을 가지고 고증이냐 아니냐에 대한 논란이 꽤 많다고 느껴진다. 특히나 우리나라의 격변시대에 대한 이야기가 진행되면 한 인물 (혹은 여러 인물)을 가지고 여러가지 판단을 하게 되는데, 이때 어느 것을 더욱 중요하게 놓느냐에 따라 비판이 서로 엇갈리는 경우가 많았다. 노무현과 박정희의 경우에도 지역별로 크게 나뉘며 이해는 할 수 없지만 이것으로 지역감정으로까지 번져서 서로 적대시하거나 방어적으로 대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정치인들에 관한것은 아직 본인도 잘 모르겠다. 혹자는 그 사람의 인성을 논하며 그는 굉장히 좋은 사람이었다고 말하는 반면에 혹자는 그가 정치인으로서 활동하던 시절 이루었던 일들로 그 대상을 평가하기도 한다. 역사에 있어서 전쟁의 경우에도 자국에서는 영웅으로 칭송받지만 타국에선 침략자로 평가되는것은 어쩔 수 없는것이라고 생각된다. (물론 히틀러는 제외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서 어떤 인물에 대한 이미지가 변하지 않는수도 있지만 그를 객관적으로 재평가하기도 한다.) 그런데 자국과 타국이 아닌 한 국가 안에서 이루어졌던 일들에 대해서 이토록 극명하게 나뉘는 것이 조금 의아하게 느껴지곤 한다. 최근뿐만 아니라 오래전부터 방송인과 정치인들에 대해서 방송매체에서 날카롭게 (때론 지나칠정도로) 그들을 비판하고 평가하는 일들이 잦았다 .덕분에 그들은 생전 본적도 없는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에게서 자신에 대해 가차없이 평가받아야 했으며 공인이라는 그들의 입장덕분에 그들의 생각이나 행동에 대해 스스로 제한을 걸어둔적도 적지 않았으며 지나친 탓에 여론의 반응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도 많았다. 이게 과연 옳은 일일까? 라고 묻게된다. 살아가면서 공인이 아닌 삶을 살아갈때에도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나에대해 이야기하는것에 기분이 나쁠수도 있고 혹은 상처를 받는 일들도 많은데 어떻게 공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그런 언행을 저지를 수 있는 것일까? 그리고 그것은 시간이 지나도 (아니 이미 오래전부터 행해져왔다) 과거로부터 수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봤음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반복되고 있으며 그 피해자들에게 화살을 쏘아대던 사람들은 조금도 반성을 하지 않은 탓, 그리고 쉽게 망각을 한 탓에 그것은 반복되고 있고 그 누구도 그것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 심지어 그것이 정치적인 프로파간다로써 이용되는것임이 드러나더라도 조금만 더 자극적인 소재를 던져주면 그것에 쉽게 이끌린 탓에 너무나도 손쉽게 그것들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기 쉽상이다.

영화를 보든 혹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글들을 보아도 노무현이란 사람이 나쁜사람이라고는 여겨지지 않는다. 그의 인성에 대해서는 왈가왈부할 필요가 딱히 없어 보인다. 대통령으로 재직하기 전에 했던 이야기로는 사회적으로 꼭 필요한 일을 했고 그 이후로도 그를 찾는 일들도 많았다. 그러나 당시 그가 대통령으로서 재직하던 시절 진행됐던 일들에 대해선 여러 이야기가 있다. ( 다문화를 이루는 과정에서 필요한 것들이 빠졌다던가 경제 수준에 대한 문제라던가, 하지만 이것은 여러갈래로 평가된다.게다가 대통령 홀로 진행하는것도 아니다 )그 누구든 정치인이라면 정치적인 일로 그들의 업무에 관해 평가하는것은 당연하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지나칠정도로 그들의 인성에 대해선 배제를 한채로 그들에게 화살을 쏘아야만 할까. 그 당시에 일어났던 일들 (부동산 투기 문제는 과거 정권의 피해자라는 이야기도 있다.) 은 대통령 한명이 아닌 수 많은 정치인이 얽혀있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그렇게까지 일이 됐을까 싶다.

  그 이후의 문제중 하나는 그를 비판한 세력이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의 죽음 이후에 순식간에 애도의 물결이 이루어졌고 책까지 나왔으며 그를 기리는 이야기들이 갑자기 떠오른다. 아무런 이야기도 없이 갑자기 너도 나도 눈물 한방울 흘리지 않으며 인터넷에 수 많은 글들이 올라온다. 그들 중 누가 화살을 겨눈것인지 알 수가 없다. 그리고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가해자와 피해자는 구분조차 할 수 없으며 사람들은 또 스스로 목숨을 끊고 그것에 대해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것을 보면 정말 너무나도 무책임하다는 생각이든다. (이 가해자중엔 저널리즘도 한몫한다. )언제까지 이런일들이 반복될까? 스스로 생각하거나 판단할 가망성조차 없이 그저 바람부는대로 바라볼뿐일까. 이게 진짜 경제를 그토록 생각한다는 사람들이 여기는 민주주의일까.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고 말하는 그 모습이 조금은 너무 영화적으로 보일수도 있다고 느꼈다. 전쟁이 끝났다고 생각하나본데 아직도 전쟁중이라는 광기어린 눈빛도 기억에 남는다. 나라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나 무정부상태에 이르거나 한다면 현재와 같이 굉장히 불안한 시기에서는 적대국가의 물리적인 공격을 제외하더라도 한 순간에 땅을 빼앗겨버리는 상황이 올 수도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국가가 개인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집단의 의견이 소수를 억누르는 사건들이 등장할 때마다 과연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가와 개인의 관계는 무엇인지에 대해서 의문을 갖게 된다. 그토록 위험한 상황이라면 국가가 개인을 보호해 줄 수 있지만 그 반대가 된다면 어떨까? 이와 같은 일이 생기거나 기사화되었을때 우리나라 국민과 미국 혹은 유럽국가들의 국민의 대토가 눈에 띄게 다르다는 점은 조금 주목해볼만 하다. 그 국민들은 자신의 권리를 쟁취하고 보호하기 위해서 목소리를 높이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지만 우리나라에선 잘 모르겠다. 무조건적으로 국가나 정치인들을 근거없이 감정적으로 비판하는것은 위험하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자신의 권리를 잊지않고 살아가려면, 자신이 누릴 수 있는 자격에 대해 주장을 하려면 먼저 그에 상응하는 판단력과 인성, 자격과 지식이 요구되는것은 아닐까? 인문학조차 사라져가는 요즘 무조건적인 경제적 요건만을 기준으로 삼는 현대사회가 조금은 무섭게 느껴진다.

 과거에 대한 사건을 미화한다는 영화에 대한 비판은 어느정도는 동의한다. 세상은 더 나아져야 한다. 먹고 자고 즐길 수 있는 것이라 평가된다면 분명 나아졌다고 하지만 광부와 간호사로, 혹은 베트남전쟁으로 일구어낸 사회가 분명 나아진 것은 맞다. 하지만 그 기성세대가 자리잡은 사회에서 현세대는 물질만능주의를 벗어나선 거의 생활이 불가능할지경까지 이르렀다. 그들을 탓할수만은 없고 더 나아지려면 우리세대역시 노력해야한다. 국제시장이라는 영화가 정치적이거나 사회적인 메세지나 재현 없이 미화했다는 것으로 엄청난 비판을 받는 이야기를 들은 뒤, 베트남전을 겪으로 실제 그 삶을 지낸 기성세대가 자신들의 삶을 되돌아보고 그것을 추억할 수 있는 영화가 과연 얼마나 될까 하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면 (그들 모두가 잘못했다고 할 수는 없다. 그들에게 모든 책임을 지게하려면 우리세대 역시 모두 변해야하는것이 아닌가?) 조금은 씁쓸하게 느껴졌다. 한 국가뿐만 아니라 소수의 사람들만 모인다고 하더라도 이데올로기의 대립은 피할 수 없다. 미래를 지향하는 소실점도 다를뿐만 아니라 같은 곳을 바라보더라도 그 방법과 과정에 대해선 서로 생각이 다를 수 있다.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존재하지 않고 그저 상대적인 차이일뿐일수도 있다. 그저 싸우기만 하고 자신들의 이득만 생각하는 것 말고 조금 더 좋고 나은 토론을 할 수 있는 상황을 화면에서 보길 바란다면 너무 평화적이고 이상적일까? 아마 너무나도 수동적인 태도일수도 있다.

 묘하게 영화와 뉴스에서 등장하는 모습이 겹쳐보인다. 멋진 신세계가 가물가물해질즈음 1984를 보면서 그들이 말하는 비판적인 사회가 그닥 멀리 있다고 느껴지지만은 않는다. 행동하지 않는 정의. 돈과 이익만 바라보고 현실만을 좇는 세대에게 과연 기성세대를 비판할 자격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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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강남지역의 경제적인 발전에 대해 박정희전대통령에 대한 정치적인 의견에 대해서도 비슷하다. 전쟁 후에 이루어진 한강의 기적과 새마을 운동에 대해선 분명 좋은 결과였다. 아마 그런 경제정책이 없었다면 전쟁 이후에도 후진국으로 남아 경제성장은 꿈도 못꿀수도 있겠다. (어쩌면 현대사회역시 이루어지기 힘들지도 모른다. ) 하지만 개발위주의 경제정책이었고 노동운동과 야권탄압등 폭력적이고 강압적인 공권력이 동원된 것도 사실이다. 당시 정치적으로 우세의 입장에 있다고 해서 야당을 감정적으로 대한다면 그건 과연 민주주의일까? 단지 정치적 성향때문에 다른 사람을 감정적으도 대한다는 것이 옳은일일까. 확실한 합의점이란 존재하기 어려울수도 있겠지만 이건 타국과의 외교정책에서도 많은 시도를 하듯이 시간이 걸리더라도 시도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부분에 있어서 빠른 결단력이 요구될수도 있겠다. 아마 이런 부분에서는 그 사람의 판단력이 크게 요구될것이다. 또한 그것에 대해 책임도 질 수 있어야 하고. 과연 그런 정치인이 얼마나 있을까.

 

 

직접 정치와 관련된 부분에 관해서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타인의 편향적인 구성이 아닌 스스로 생각하고 나눌 수 있는 그런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