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채가 없는 다자키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 무라카미 하루키

푸른세계_2 2016. 7. 14. 15:39

고등학교때 친하게 지내던 4명으로부터 갑자기 절교선언을 듣고 홀로 도쿄에 살던 그는 몇달간 자살충동에 휩싸여 살았다. 가끔 고향으로 내려가 그들에게 연락을 하지만 모두 연락을 노골적으로 거절하고 이를 뒤로한 쓰쿠루는 도쿄에서 홀로 대학 생활을 해 나간다. 그러던 중 나이가 몇살 어린 청년과 친해지지만 이윽고 그도 말없이 사라져버리고 그는 끝없는 상실감을 느끼며 살다 한 여자를 만나게 된다. 연상의 여인. 그녀는 쓰쿠루 자신에게 과거에 무슨일이 있었는지 반드시 마주해야 한다며 그들의 정보를 얻어 그로 하여금 과거를 마주할 기회를 던져준다.

 

하루키의 작가로서의 자서전을 읽게 되면서 한켠에 꽂아만두었던 책이 소개돼 호기심이 일어 집게 된 책.

작가의 말처럼 과거를 마주해야 한다는 그녀의 말이 기억에 남아 나역시 집게 되었고 한동안 쓰쿠루의 공허한 내면을 마주하게 되었다.

아무런 예고도 없이 과거 행복으로부터 쫒겨난 쓰쿠루. 그리고 그가 상처받은 인간관계때문에 연신 모든 사람들과 일정한 거리를 두게 된 방식. 그것은 새로운 누구와도 거리를 둔 탓에 딱히 가깝게 지내는 사람이 없게 된 것과 새로운 연인관계에서도 언제든 더 나아갈 수 없는 그의 삶의 이유를 증명해주기도 했다. 자신이 상처를 받았지만 진정으로 가깝게 지내던 이라면 역시, 상처는 서로 주고 받는게 아닐까. 사람이란건 머리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느끼는 순간이다.

 책을 읽으며 본인의 삶에도 비교해 볼 기회를 마련한다. 강렬한 색채나 특징이 없는듯한 자신의 삶. 개성없는듯한 느낌. 그러나 시간이 지나 타인이 자신에 대해 한 말은 말이 없거나 특별히 재미가 없더라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아가고 무게감이 느껴지는 사람이라. 그러니 자신감을 가져도 좋다고 말한다. 도외지에서 살면서 사람들을 만났지만 정작 어느 순간에 이르러선 내가 모르는 나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는 것을 얼핏 느낀 뒤부터 관계는 계속해서 흐트러졌고, 내가 그곳에 도저히 낄 이유와 가능성이 없다고 결론이 났을때 그곳을 떠난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들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에 대해서도 더이상 간섭하고 싶은 마음도 없다. 본인의 성향 탓인지 언제금 사람들과 뒤틀린듯한 상태로 마주하게 되는데, 그 괴로움은 자기 자신을 속이는 것 그 이상으로 거짓된 삶을 살게 해 너무나도 고통스런 순간들이었다. 아마 그 이후로 유독 만난 사람들과 관계가 또다시 쉽게 틀어지고 배신감이 느껴지는 언행을 마주하면 나도 모르게 또다시 거리를 두고, 그리곤 이제 사람을 만나는게 쉽지 않게된다.

결국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야 하는 것 말곤 방법이 없다. 그 누구도 자신안의 공허함이나 무언가를 채워줄 수는 없다. 혹은 채워준다해도 내가 원한다고 채워지는 것도 아니다. 결국 어쩔 수 없는것도 있다.

 

자기 자신을 속이는 삶은 오래가지 못하고 파멸로 이끈다. 불행은 다가오고 얼굴에는 웃음기가 사라지며 빛을 잃어간다.

마주할 수 밖에 없다. 늦기전에.

 

 

 

E)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무언가가 존재한다는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