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중음악 - 래리 스타, 크리스토퍼 워터먼

푸른세계_2 2016. 9. 21. 10:58
초등학교 운동회에는 언제나 인상적인 음악이 흘렀다. 딱히 우리나라 리듬같지도 않으면서 신나고 게다가 알아들을 수 없는 말들이 흘러 나오지만 딱히 누구도 신경쓰지 않으면서 신나했었던 노래. 비틀즈가 불렀던 Ob La Di Ob Ra Da 였다.


 그때는 신경쓰지 않았고 극히 폐쇠적이었던 시대를 지나서 영어를 의무적으로 교육에 포함시키던 시점을 지난뒤 우연히 절친한 친구를 통해 '한국인이 좋아하는 팝송 100'이라는 사이트를 접하게 되었고 홈페이지 안에서 흘러나오던 노래를 소리바다라는 mp3 다운로드 프로그램을 통해 다운받아서 듣기 시작했다. 그리고 미세하게나마 다른 어딘가의 존재에 대해 알게됐다. 교과서에서 말하는 영어로된 동화이야기가 아닌, 헬로 아임빠인 땡큐 앤쥬? 암빠인 투가 아니라 리듬과 감정이 실린채 들려오던 특이한 음악들.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공부를 하고 학원을 가고 억압된듯한 시간을 보냈던 그때에 에이브릴라빈이라는 여성보컬이 떠올랐고 거리를 뛰쳐다니고 욕설을 퍼부으면서 가슴을 보여주는 인상적인 퍼포먼스(?)를 보면서 충격에 빠졌던 그때 이후로도 왠지 가끔 이리저리 기웃거리는 그 음악들이 궁금했다.


고등학교에 올라가 밴드를 한다는 친구와 친해지면서 너바나와 오프스프링 메탈리카를 접했고 세상에 참 신나면서도 미친사람들이 많구나 라는걸 느낀다. 군대 이등병시절 딴짓거리는 꿈도 못꾸던 시절에 MTV에서 특이한 음악이 흘러나왔고 몇개월간 두세번정도 들었던것 말고는 제목과 가수조차 몰라 답답함을 느꼈지만 행운과 집착덕분에 1년 반개월만에 그 노래가 에이미 와인하우스의 노래란걸 알게됐다.

비틀즈와 사이먼 앤 가 펑클은 해체됐고 에이미 와인 하우스는 마약중독으로 자살했다. 학교에 들어가 나이가 지긋한 교수님이 말해주던 프랭크 시나트라의 마이웨이와 그의 과거. 마이클 잭슨의 죽음. 포레스트 검프의 OST로 등장하던 캘리포니아 드리밍. 최근에 접했던 N.W.A의 사회비판.

그렇게 이리저리 들리던 서양대중음악은 신기하기만 했다.

조용한듯하면서도 요란한 한국이지만 내가 이곳에서 잠을잘때 지구 건너편에선 인권과 자유를 위하고 혹은 차별과 두려움이 뒤섞인채 전쟁이 벌어졌다. 신기한 세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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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미국에서 발생했던 대중적인 음악에 대해 다룬다. 그렇다고 클래식부터 올라가는것은 아니다.

흑인들은 자신의 삶의 방식과 태도를 재즈에 반영시켜서 랙타임이라는 특이한 방식을 만들었고 이것을 백인들이 상업화시키기도 하고 ( Hounddog 이란 노래도 최초 흑인 여성이 자신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노래로 시작되었고 이것의 리듬이 개량되어서 유명해지기도 헀다._) 단순히 그 시대에 머무른 것이 아니라 그런 리듬을 살려 탱고, 스윙, 락앤롤로 시대가 지남에도 불구하고 흑인들에 대한 차별과 모욕적인 시선이 여전했다는것이 믿기지가 않았다. 예전에 봤던 피아니스트의 전설이라는 영화를 처음 볼때 백인 피아니스트가 흑인과 잼을뜨며(?) 그를 발라버리는듯한 영상을 보고 흠?저게뭐지? 싶었는데 지금 생각하니 수많은 영화와 음악과 문학속에 흑인에 대한 경멸과 조롱이 뒤섞여 있다는걸 느낀다. 게다가 그것들이 인종차별로 이어질때는 정말..


음악에 섞여있는 정체성과 그것이 퍼져나가는 계기들. 단순한 오락거리를 넘어서 그것이 가져오는 파급효과를 두려워하며 마치 악마의 음악이라고 비꼬던 시기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음악은 인종을 넘어서 대중에게 퍼졌다. 시대에 따라 그 특징은 더욱 강렬하며 그것은 각각 R&B와 컨트리음악으로 자리를 굳히고 지금까지도 누군가에겐 강렬한 멜로디로 자리잡는다.

음악이 지닌 정체성들. 그 안에 담긴 사람들의 인식을 알려면 그 시대를 철저히 알아야만 한다는걸 어렴풋이 느꼈다.

게다가 영향력을 따진다면 오히려 흑인이 만들어낸 음악성에 이미 이끌려가고 있는것이 아닐까?

개인적으론 본인이 알고있던 음악이 대부분 책의 후반부에 등장하던 내용이라 공감하는 부분이 많지는 않았다.

책 자체가 대학교 강의를 바탕으로 제작됐고 저자들이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기때문인지 몰라도 소개된 시기의 사건들을 싸잡아 긁어놓은것같은 분량에 엄청난 땀이 느껴졌다. 전문용어의 등장도 약간 있지만 대부분 설명되었고 이 책에 등장하는 음악은 반드시 책과 함께 들어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텍스트로 접하는것과 음악을 직접 듣는것은 천지차이라고 느낀것이 이전에 듣던 음악중에 책에 소개된 Maple Leaf Rag이란 곡이 있었는데 과거에 특이한 리듬이 기억에 남던 이 피아노재즈가 시작된 배경. Ragging의 발명(!)으로 출발해 비슷한 형식의 곡들이 줄줄이 나오는 흐름은 꽤 신선했다.

책이 대학 강의용으로 만들어졌다고는 하지만 그 흐름이 이야기를 하듯이 당시에 일어난 여러 일화들을 섞어서 이야기하고, 찾아보지 않는다면 잘 알지 못하는 당시 사회적인 배경과 인식들을 포함하고 있어서 꽤 흥미롭게 접할 수 있었다. 본인은 책에 등장한 완전 옛날 노래들을 접한적이 그렇게 많지는 않은터라 가깝게 느끼지는 못했지만 최근에 접하게 된 재즈곡들과 흑인음악에 겹치는 부분이 상당히 많아서 후에 음악을 고르는데 굉장한 도움이 되고, 또 음악을 들을때 조금 더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마치 사진이나 회화에서 작품에 대한 정보를 많이 알면 조금 더 재밌듯이 말이다.) 특히 책에 소개된 여러 영화들과 함께 영상을 잘만 합친다면 아마 다큐멘터리로 만들어도 꽤 재미있을 것 같다. 영화'위플래시'에서 소개되는 노래들도 대중적으로 엄청나게 알려진다기 보다는 매니악적인 성격이 느껴지곤 하는데 그런 영화와 음악에 대한 관심이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사람들이 단순히 기계로 깎는 싸구려 음악보다는 좀 더 다른 음악을 원하는건 아닐까 하고 짐작한다.



1)개인적으론 현대에 이른 음악은 대체 뭘 말하려고하는지 잘 모르겠다. 카..카오스?

2)도서는 작년에 받았는데 이제쓰는건 책이 꽤 두껍고 밀도도 높고 이야깃거리도 많기도 하고 전문적인 향이 물씬 풍기는터라 뭔가 이에 대해 쓰는게 쉽지가 않다. 망설여진다. 해당출판사의 책을 3권정도 구입했는데 사회학이란 타이틀도 있지만 대부분 전공에 관한 깊이와 함께 이야기처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정리된 책들이 많다. 쉬...쉽지않다.

고통을 참아내야 또 배우고 알아가는게 있다.


3) 책 안에 소개된 것도 있지만 당시사건의 사진이나 기록물들을 조금 더 배치했다면 더 친근감이 있지 않았을까싶다.

주를 이루는것은 물론 음악을 직접 듣고 읽는것이지만 사회배경이 많이 소개되는만큼 시각자료가 더 많았다면 조금 더 흥미진진한 내용이 되진 않았을까? ( 딱히 그림책을 좋아하는건 아닙니다. )


4) 백인보다 흑인위주의 음악이 조금 더 궁금해졌다. 쿨앤더갱, 어스윈드엔파이어를 몇번 듣긴했지만 자세히는 모르고, 책 후반부에 소개된 힙합과랩은 Straight outta compton이란 영화에서 접한 것과 미국의 사회적 사건과 범죄사건들을 사진으로 기록한 여러 작가들의 작품덕분에 더욱 호기심이 생긴다. 영화 바그다드카페에서 피아노를 두들기던 소년과 연신 눈물을 흘리던 브랜다가 떠오른다. 재즈쪽을 좀 더 접해보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