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전시

라이프 사진전 - 예술의 전당

푸른세계_2 2017. 9. 1. 15:38

간만에 예술의 전당에서 보게 된 라이프 사진전. 아마 이전에도 1년에 한번씩은 한 것 같다.

 

수 많은 전설적인 사진작가들을 배출했고 당시 전설로 여겨지던 LIFE잡지에 사용됐던 사진들을 전시한 사진전이다.

 

사진전의 내부는 저작권문제로 촬영이 불가능하기에 딱히 올릴만한 사진은 없고, 만약 원한다면 현재 LIFE지를 인수한 TIME에서

 

링크를 타고 들어가면 볼 수 있다. (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의 팟캐스트에 LIFE지의 흥망성쇄를 다루고 있다. )

 

전시는 워낙 유명한 터라 딱히 설명할건 없지만 전시에서 느껴졌던 몇가지를 정리해본다면 이러하다.

 

1. 복잡하다.

 

사람들이 워낙 많이 몰려서 입구에서부터 브로마이드를 받으려고 화장품가게에 줄서서 기다리는마냥 꾸역꾸역 들이닥치는 탓에 전시장 내부는 굉장히 불편했고, 뒤에서 계속 밀고 들어와 작품 하나를 천천히 감상할만한 여유가 없었다. 만약 여유가 있는 상황이라면 여유롭게 볼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그래도 현장예매 16,000원의 가격을 본다면 입구에서 관람객의 수를 어느정도 통제하는건 어떨까 싶다. 몇년전의 대규모 사진전에서 워킹 데드의 좀비들마냥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갈 곳 잃은 눈깔을 이리저리 굴리면서 내가 전시를 보러 온건지 이 인간들을 보러 온건지 헷갈렸던 때 보다는 나은 편이지만 그럼에도 불편한건 어쩔 수 없다. 그냥 평일날 가야지. 중간중간 보는 영상도 그냥 서서 보기엔 불편했고, 앉아서 보는 곳도 의자가 6개라 처음본 사람들끼리 눈치게임을 해야하는건 덤이다. 동선도 크게 꼬이진 않고 적당히 혼란(?)스러워서 알아서 사람들이 흩어지는 효과가 있긴 하다. 뭐지 이거. 노린건가.

 

2. 전시의 목적 ? 취향 ?

 

기존의 전시나 LIFE의 이름으로 걸려진 작가들의 작품들에는 꽤 인상깊거나 유명하게 알려진 작품들이 많았다. 잡지가 발행되던 시기가 인쇄술이 한참 나오던 시기에 사진술이 발명되고 그에대한 투자가 엄청나게 진행됐던 시기인데 그렇기에 비교적 풍족하게(?) 지원을 받은 작가들이 굉장히 높은 퀄리티의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그래서 책이나 인터넷으로 보아오던 작품들을 보는 그 순간은 잡지가 사진에세이나 르포르타주 형식으로 발행된 사진임에도 사진 한장한장의 사진적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이번 전시는 개인적으로 못봤던 작품들도 꽤 있었으며 사진 그 자체라기보다는 시대를 대표하는 사건들을 기준으로 전시된 것 같다. ( 본래의 잡지의 목적이나 시대적인 인식에 좀 더 가깝다고 볼 수도 있겠다.) 그래서 전시를 보는 내내 사진의 미학이나 예술성등을 본다기보다는 조금 더 사건과 그 사건에 대한 설명적인 요소를 좀 더 접하게 됐다. (작품의 설명에서도 대부분 사건 자체에 대한 기록이 많다.)

그래서인지 사건들이 대부분 서양사 중심적이라 모르는부분도 있기에 조금 어렵게 느껴지기도 했다. 휴머니즘이라던가 하는 포괄적인 흐름보다는 각 사건에 치중된 느낌이라 이질적으로 느껴지기도 했고.

이건 개인적인 취향탓일수도 있다. 아니면 애초부터 다른 계층에 맞춰진 전시일수도 있다. ( 당시 LIFE 잡지가 전쟁에 있어서 희망적인 메세지를 보기만 하고 비판이 없으며, 당시대 중산층의 의견을 대변한다는 지적이 조금 맞춰지는건 아닐까 ? ) 최근에 접했던 사진 그자체와 미학적인 부분 때문인지 그다지 기억나는 작품이 거의 없었다. 차후에 보게될 케르테츠 사진전이 오히려 기대됐다고나 할까.

 

 

 

그냥 그랬다.

구태여 저널리즘영역이라면 매그넘쪽이나 다른 에이전시의 전시가 조금 더 마음에 들 수도 있겠다. 최소한 다른 에이전시는 현재를 계속해서 기록해 나가기에 조금더 현실감이 느껴질테니까. 몰랐던 부분이 많아서 세계사를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든 전시. 그러나 기억에 남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