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당신은 어디에 있었는가

푸른세계_2 2019. 2. 26. 22:15

일전에 알게된 작가들이 참여한 사진집. 최근 탄핵과 관련된 시기에서부터 과거 정치적인 사건을 시간역순으로 재구성한 사진집이다.


해당 사건은 워낙 이슈화된것도 있고 특히 탄핵은 현재에도 약간의 소음이 남아있으며 4대강의 경우는 보 해체관련 뉴스가 떠오르고 있으므로 꽤 중요한 사건들이다. 


단지 개인적인 느낌을 말해본다면 굉장히 거리를 두고 시위자나 현장을 지켜보거나 촬영한 것이 아닌 시위대 가운데로 들어가 그들을 촬영한것은 느껴진다. 하지만 단순히 시위를 하는 사람에 대한 인물사진도 꽤 있고 이 사진은 왜 찍은건지 알 수 없는 사진. 그리고 단순히 현장을 기록한 사진이나 지나치게 클로즈업한 사진이 많다. 보면서 '그 사건이 일어난 것 자체에 대해선 이미 알고 있는데'라는 생각이 드는 경우가 꽤 있었다.

 극우성향을 지녔다면 그들이 왜 그렇게 되었는지 / 오체 투지나 송전탑 및 세월호 사건에 있어서도 사진들이 시위에 등장한 문자 콘텍스트에 의존하고 있거나 현장을 보여주는 것 외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장기 프로젝트로 한 대상을 이해하게 한다거나 하는 작업이 부족해서인지 아니면 책 한권에 열명의 저자가 출판했기때문인지는 모르겠다. 단순히 '기록해야한다'라는 의무감으로 찍은 사진이 전부가 되는것은 아쉬운 마음이다. 책에 담긴 사진을 프레젠테이션으로 봤던 기억이 있고 그때에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이런일이 일어나고있고 이렇게 사진으로나마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구나. 대단한 정보이자 사건이다.' 라고. 

 하지만 크게 보니 조금 혼란스럽다. 심도있는 주제를 보여주려면 보여줄 수야 있었겠다. 단지 이렇게 묶어서 보여주는것은 시간이 흐르면서 어떤 일들이 있었고 어떤 감정을 대중들이 느꼈으며 그동안 그책을 바라보는 독자가 느끼는 매스미디어와 정부의 태도와 반응을 연쇄적으로 떠올리며 시간의 흐름을 사건의 당사자들과 함께 파도를 타듯 타고 흘러가길 원했을수도 있다. 시간 역순으로 구성한 것은 현재 어느정도 사건이 결단이 된 ( 마무리되었다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어처구니가 없는 ) 현시점 이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며 감정적으로 현재와 독자를 분리시키고 조금 더 멀리서 볼 수있도록 함일수도 있다. ( 개인적으로는 처음부터 시간순으로 봤다면 현재 상황에 대해 꺼림직한 분노를 느낄수도 있겠다.) 

 그러나 아쉽다. 사진 본연의 기능을 충분히 한건가 싶다. 뭔가 다른것을 보여주거나 '그래. 이거지'라는건 없다. 그게 분명히 뭔지 모르겠고 쉬운일도 아닐수도 있다. 그런데 책의 제목은 '그날 당신은 어디에 있었는가'이다. 저자에게 그 사건이 일어났을때 그 사회적 책임을 다하였는가 묻는건가 ? , 그러나 이상한건 그 사진들을 보면서 사진들이 사건 자체에 대해 의문을 던지는가 하는점이 있었는가 하는 것이다.  사진은 제 기능을 다하였는가. 워낙 지저분한 해였던 터라 뉴스는 꼴도보기 싫었던 시기였다. 피로가 느껴지고 선별할 수 없을 만큼의 엄청난 데이터가 흘러나오던 시기였다. 본인은 사회적 책임을 다했다고 보긴 어렵다. 그런데 그 질문이 저 책에서 느껴지진 않는다.


여전히 그때 일어난 일들에 대해 자세하게 알지 못한다. 

기억나는 사진은 거의 없다. 

차라리 직접 가서 보고싶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