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밀밭의 파수꾼

푸른세계_2 2011. 3. 26. 14:13

와. 좀 그렇다.

 학교에서 퇴학당한 주인공 홀든이 집에 통지서가 가기전 뉴욕을 거쳐 잠시 방황하게 되는데 그 시기에 일어났던 일들을 서술한 책이다. 존레논을 살해했던 마크채프먼이 이책을 사람들에게 읽어야 한다는 소리를 해서 조금더 유명해진듯. 아무튼 영향력이 좀 있는가보다.

1인칭 시점으로 전개된다. 세상으로부터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모두 주인공의 시점에서만 설명되며, 타인의 감정이나 표정들은 아주 객관적x 주관적으로만 나타내어지고, 이 역시 모두 주인공의 생각뿐이다.
선생님들을 포함한 모든 어른들이 경멸의 대상이었다. 멍청하고 혹은 늙어서 더이상 힘이 없는존재. 하찮은것들에게나 행복을 느끼는 그냥그런 상태라고 말하고, 자신과 비슷한 나이또래의 그 누군가들도, 역시 똑똑한것은 부정할 수 없지만 그것 외엔 전부 얼간이라는 말이다. 생각이 없거나 차별을 하는 (주로 외모나 부에 관하여) 그런 인간들이라는말.
답답했던건 이런 주인공이 아주 부정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것과, 세상에 일어나는, 자신과 일어나는 일종의 커뮤니케이션에서 모든 상황은 않좋게 흘러갈수밖에 없고, 그걸 후회하며, 동시에 그 모든건 당연하다는 것이다. 모든건 그렇게 될수밖에 없었고, 그것에 나는 어쩔수없이 반응한다. 난 싫은데 세상은 이러이러하다는 식의 말투. 이 모든게 아주 1인칭 시점인 주인공으로부터 나오기때문에 너무너무 답답했다. 사실 주인공의 눈과 마음으로밖에 볼수가 없는것이다. 전에 보았던 '소멸'이란 책에서도 이와 비슷한 전개가 있었는데, 책의 표지만큼이나 정말 우울하고 답답하고 미쳐버릴것같았다. 모든게 역겹고 그로테스크한 상황이라는것. (돌로레스 클레이본이라는 책에서도 주인공 돌로레스가 이런것과 같이 독백으로 전개시키는데 이건 부정적인 내용이 아니었으니 패스. 하지만 비슷했던 서술방식) 이런점들 때문에 책을 보는 내내 답답하고 뭔가 침울하지만, 덕분에 주인공의 시점과 생각에 아주 몰입할수 있다는 느낌이 강했다.
한가지 묘했던건. 목이 부러져서 죽어버린다던가, 무언가 현실적인 질문을 할땐 언제나 속이 메스껍고 몸 어딘가 아프다, 게다가 뭔가 시간이나 거리를 말할때 아주 과장되어지게 말하는 덕분에 이 특유의 느낌이 더욱 살아나는듯 하기도 한다.
나이가 어린 케릭터를 사용했지만, 나이에 맞지 않는 생각 ( 성적인 묘사. 상대방에 대한 아주 단적인 표현. )을 말한것이 조금 마음에 걸린다. 뭔가 두가지가 매치가 되지 않았다. 그냥 나이가든 사람이 이 책을 억지로 쓰고있단 느낌이랄까. 그래서 나이에 비해서 자신이 성숙하다고 느끼는 사람이라던가, 혹은 나이에 비해서 자신이 어리다는것을 무의식적으로 인정하는 사람들에게 뭔가 강한 호소력이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그림이나 사진같은 분야는 정지되어 있기때문에 조금 한정되어 있기는 하지만 (그래서 굉장한 작품을 만났을땐 발걸음을 멈추고 사람을 빨아들인다.) 책이나 영화와 같은 사상을 가득 담을수 있는. 아주 지속적인- 연속적인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작품들이 과연 청소년기와같은 시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까하는 생각도 든다. 분명 엄청나게 강한 이미지를 전달하는것 (사실상 감독이나 누군가는 뭔가를 표현하려는것이니까) 으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뿐이지만, 그것이 모든면에서 어떻게 영향을 끼칠지는 아무도 모르는것이 아닐까. 그래서 19세 미만이라는게 걸리고 심의에 막히고. 자기의 생각을 표현하는데 제한이 되기도 하는. (이건 좀 별로다. 사실상 표현의 자유는 억압받고있다.)때론 . 이책의 말을 빌리자면 학식이 없는 사상가가 생겨나는건 아닐까 생각해본다.
와. 늪이다 완전.
안개다. 지독한 안개.
앞이 보이지 않는 안개로 들어가 그곳에 푹빠져서 헤메이다가 안개에서 빠져나왔을때 그 안개로 인해
옷이 축축하게 젖어버려서, 몸까지 흠뻑 젖어버린 그런상태.
지독하다.

p.s1) 돌로레스 클레이본 - 스티븐킹의 소설. 캐시 배이츠 주연으로 영화와 된적 있음. 무척 몽환적. 특히 캐시 배이츠라는 배우의 나레이션.독백이 엄청나게 멋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