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실행할 거야 - 낸시 랭

푸른세계_2 2011. 6. 25. 22:35

 기억은 잘 안나고, 언제 갑자기 강심장이란 프로에서 어깨에 하얀 고양이를 걸친 행위예술가란 분이 나와선
굉장히 신기해하던 기억이 있다. 뭐랄까. 내 머릿속엔 예술가라면 엄청나게 진지하고 이상한 오라(?)가 피어오르며
방송에선 ( 특히나 공중파 ) 그렇게 쾌활하거나 한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은 한명도 없었는데, 연예인이라고 생각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 사람이었다. 항상 엄청나게 웃고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말하고 자신을 표현할줄도 알고 모든 사람들에게 엄청나게! 친근하게 대하는 모습. 그리고 그때즈음 나오던 여러 예능프로에 적절한 폭발력을 갖춘 그사람만의 독특한 느낌. 그런게 굉장히 기억에 남는다.
아니, 태어나서 고양이 인형을 어깨에 걸친 사람을 처음봤다. 그것도 방송에서.
그 이후로 그녀의 예술에 대해선 그렇게까지 관심을 둔적은 없었던 것 같다. 내가 본건 낸시랭이란 사람을 단지 행위예술가의 중간정도에 연예인으로 바라보는듯한 세상의 시선이랄까. ( 예술가가 티비에 출현한다는것도 묘했고, 행위예술이란 장르도 역시 생소했다. 난. ) 한참 낚시와 갖은 뻥튀기와 엄청난 편집기술을 총망라하는 몇몇 인터넷기사에 덜익숙해졌던 시절이라 ( 이런 인터넷기사와 SNS의 폐해등이 구체적으로 사회문제로 떠오르게 된건 아마 연예인들의 자살사건 때문이란 생각이다. 그리고 무책임하고 근거없는 수많은 악플에 대한 사태 역시. ) 그냥 보고 아 그런가 대충 넘겼던 때.
 최근에 들어서야지만, 특히나 이사람에 대한 책을 읽고 난 후지만, 그사람에 대해, 아니 적어도 그사람이 말하는것에 대해서 조금도 알려들지 않고 그냥 무조건적으로 까대고 보는그런 태도, 아니 편견에 둘러싸인 내 머리의 심각성에 대해서 느끼기 시작했다. 적어도 그사람이 하는 말에 대해선 자세히 들어봐야 하고, 그런 다음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적당선에서 하는건 괜찮지만. 그 이상이 너무 심한듯 ( 옳고 그른게 아니라 단지 다를 뿐이겠지만.)
 아, 잠시 다른소리를 했군.

 인터넷을 뒤지다가 우연히 그 책을 발견했고, 그냥 보게된다.
책 내용은. 솔직히 자서전이다 보니, 게다가 내가 글을 잘 정리하지 못하다 보니 어떻게 간추리질 못하겠다.
솔직히 내용이 방대해서. 자서전인데. 
 처음에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부모님의 사고와 힘든시절에 저 멀리 국제학교로 가게되어서 그들과 친해지려 노력하고, 그 낯선 곳에서도 정말 열심히 해선 탑클래스에 드는 자격증까지 땄지만, 우리나라에 되돌아 온 후에 가고싶었던 예일대의 진학을 포기한것, 그리고 다시 이 나라에서 노력하며 여러 사람을 만나고, 행위예술을 하기 위해 뉴욕과 비엔나라는 곳에 갑작스럽게 가선 그런 용기있는 행동도 하고, 자신의 미술에 대한 열망을 절대 포기하지 않으며 자신을 믿고 작품활동을 끝없이 하는. 그리고 여러가지 비하인드 스토리.
아, 그냥 찾아보는게 낫다. 솔직히 내가 모르는 부분이 좀 많아서.

 굉장히 강하다라는 이미지가 남겨졌지만, 한편으로 좀 외롭게 자란것같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린 나이부터 부모님에 관한 일들도 그렇고, 동떨어진 곳에서 혼자서 지내는것도,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나라에서 자신의 일을 하는데 수많은 사람들이 색안경을 끼고 보는것 역시.
근데, 정말정말 정말로 아주 강하게 인상이 남았던건.
아 , 대단한 사람이다 이사람.

예전에 피카소라는 화가의 그림을 인터넷으로 한번 스쳐본적이 있었는데 딱하나 의문점이란게 생겼다.
그 사람은 타인인데, 그 한사람이 어떻게 색과 선만을 가지고 다른 사람에게, 그 어떤 사람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움직인다는게
그게 이해가 안됐다.
신기하지 않나 ?
비슷한 인생을 살아왔다고 해도 그렇겠지만, 말 그대로 선과 색으로 이루어진 무언가를 봤을때 무언가 느껴지는 그 오묘함.
그 능력이란것, 그게 이해가 안됐다. 지금도 안된다.
 낸시랭이라는 이 한명의 타인이, 터부 요기니라는 뭔가 한번도 본적이 없고 상상조차 한적없는 그런 모습을 지닌채로 정말 정말
아주 묘한 그 무언가를 캔버스에 작업을 해놓은것을 누군가 보고 무언갈 느낀다는것.
그것 역시 아주 신기했다. ( 책 안에 있듯이 정말 무언가 꿈속에 존재하는 아주 친근한 이미지라는 느낌이 든다. )
아 , 자기일 이렇게 까지 열심히 하면 되는구나.

 아주 약간의 운이 따랐던건 아니었을까. ( 하나님의 축복이라면 축복이고, 시크릿의 믿음이라면 믿음이겠지만 )
때맞춰 누군가 겔러리의 작품을 사고, 또 누군가를 만나는것.

하지만 그건 노력하는 그 누군가에게 언제나 일어날 수 있는건 아닐까 하는.
아주 시건방지면서도 묘하게 희망을 가질 수 있을것 같은 그런생각.

예전에 티비에서 봤던가, 강호동씨가 그랬던가 낸시랭씨 녹화장 뒷편에선 정말 예의 바른 사람이라고.
요즘 악플에 아무생각없이 남에게 가시돋친 말을 뱉는게 습관화된건지는 모르겠지마는,
그런 악플에도 정말 웃음으로 보답해주는 이미지. 방송에서 보이는 게스트들에 대한 친근한 이미지.
인터넷에 떠도는 수많은 (?) 사진들. ( 행위예술이란 장르를 친근하게 가져다준 사람이라는것과 수많은 연예인분들과 찍은 셀카. )
아마 그런 여러가지 때문에 아주 오묘한 친근감을 느끼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덕분에 예술이란 분야역시 아주 조금 사람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게 되는건지도.

겉표지의 웃는 모습도 너무 마음에 들고.
너무 예쁘고 귀엽다. 이사람.
(나보다 나이가 많지만, 너무 친근하고 너무 사랑스럽고 너무 이쁜사람이다. 이런사람 친구하고싶다.)
하여간 참 좋은사람, 그리고 열심히 하는 사람. 대단한 사람인것 같다.
언젠가 비슷한 분야로든 아니든간에 안목이 생겨서 내 인간성이 조금이나마 인간다워 진다면야
꼭 한번 직접 보고라도 싶은 그런 위대한 사람이다.




아. 정말 갖고싶은 책이다. 이책.ㅜㅠ

p.s1) 터부요기니가 입체작품인가 하는 오묘한 느낌. + 루이비통은 맛있다고 생각해 이작품. 인터넷에서 볼수가 없네 ㅠ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