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혜옹주

푸른세계_2 2010. 12. 5. 01:35

모두가 잊었던 조선의 마지막 황녀. 그녀가 겪었던 슬프고 힘들었던 인생의 서사시.

 

 일본의 침략으로 인해 조선은 그들의 손아귀에 놀아나고, 힘없는 고종의 좋지 않은 시절에 태어난 황녀. 이름조차 얻지 못한채 오랜시간 지내다 덕혜라는 이름을 갖게된 옹주마마. 고종은 그녀를 지키려 하지만 주변에 숨어있는 일본의 지지자들로 인해 끊임없이 위기를 맞게되고, 옹주마저 일본으로 떠밀려가는 신세가 되어버린다. 홀로 타국. 그것도 지배국가로 떨어진 그녀는 주위의 핍박에도 불구하고 어린나이에서 부터 꿋꿋하게 자신을 지켜나가며 조선이라는 자신의 나라를 굳세워 버텨낸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일본인들. 심지어 강제로 결혼하게된 그의 일본인 남편조차도 그녀를 밀어내게 되고, 딸 정혜까지 자신은 일본인이라 떠들며 그녀를 부정한다. 그리고 조선에서 옹주를 다시 지키려하는 자들과, 일본 세력간의 충돌로 그녀는 하루하루 지쳐나간다.

 

 이상하게 나이가 들어서 사람들 사는것과 역사라는 것에 묘하게 끌리게 된다. 더욱이 우리나라가 다른 타국에 알려지는 이미지 조차 분단국가라는 (인지도가 낮은 것임에도 불구하고) 않좋은 이미지 밖에 없다는 걸 알게 된 이후는 더욱 그렇다 (뭐 최근에 들어서야 대단한 한국인들이라는 얘기도 있지만.) 난 6.25세대가 아니지만, 사진들을 보면서 도대체 어느정도인지 가늠도 하지 못하지만, 실화 바탕이든 아니든, 우리나라가 핍박받아왔던 사실들을 알면 알수록 묘한 감정에 사로잡힌다. 뭐 물본 일본에는 거의 절대적으로 반대하고픈 선입견도 갖게되는데, 그리 나쁜건 아니라는 생각도.

여하튼, 홀로 꿋꿋하게 지켜나가는 마음과, 그들 곁을 지키는 충신, 그리고 여러사람들이겠지만, 결국 그녀 혼자서 겪어나갔던 일에 대해 놀랍기도 하고, 어쩌면 그 용기들이 부럽기까지 하다. 박정희 정권시절까지 그녀가 살아있었다라는 이야기 자체가 놀랍다는 생각. 따지고보면 전쟁들이 일어난 시기가 내가 태어난 시기와도 그리 멀지 않은 세대인대도, 단지 편하게 지내는 세대에 주를 이루다보니 그런것들을 잊어버리고 사는 것 자체가 조금은 사치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물론 겪어보지 못했으니 잊는다는것 자체가 아이러니 하긴 하지만.)

우리나라에 대해서 더 알아야 겠다는 그런 느낌을 강하게 주는책.

87년생인 본인이 태어난 후 89년까지 생존해있었다니. 묘한 감정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