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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으로서의 소설가 -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의 소설을 처음 본건 어느 책장에 꽂혀있던 '해변의 카프카'였다. 상권뿐이던 그 책을 처음 볼땐 처음접하는 일본 특유의 어법때문에 조금 버벅이는 감이 있었지만 마치 두개의 파동처럼 어렴풋이 마주치는듯한 두 세계를 보는 재미가 꽤 기억에 남았다. 그리고 내돈주고 처음으로 산 책이 하권이다. 그 이후로 작가의 책은 몇번 챙겨본 듯 하다. 그러나 지금 생각하면 굉장히 기억에 남는듯한 책은 없다. 하루키가 작가가 된 과정과 그때 느끼고 생각하던 것들. 시간이 지나 현재에 이르러 작가로 살아가며 겪었던 여러가지 해프닝과 작가라는 직업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 담겨있다. 당연하다는 말을 꽤 자주하는만큼 당연한 것들(?)이 담겨있긴하지만, 작가는~해야한다는 고지식한 몇가지에 반박을 하는 신선한 부분도 꽤 있고, 노벨..

2016.07.07

프랑켄슈타인

자신의 자식을 책임지지 않은 주인공의 실제 일대기와 비슷하게도 자신의 지적 호기심과 욕망으로 인해 탄생된 피조물에게 책임을 지지 못하며 그로부터 삶의 공포 속에서 극단으로 몰아치는 그의 삶이 드러난 소설이다. 비록 그 시신이 어디서 온건지 모르겠지만 창조자 프랑켄슈타인(괴물의 이름은 없다.)과의 대화에서 드러나는 작가의 시선이 기억에 남는다. 소설의 초반부나 후반부에서 서술하는 방식중에 지나칠정도로 주변환경과 풍경에 대해 묘사를 하는 내용이 너무 많게 느껴져 부담스럽고 집중이 되지 않았는데 개인적으론 소설의 스토리에만 관심이 가서인듯하다. 괴물이 박사와 대화하면서 그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어떤 것을 느꼈는지를 바탕으로 드러내는 세상에 대한 비판과 시선이 신랄하다. 게다가 인간에게 보내는 찬사와 증오가 계속..

2016.05.07

투명인간 - 허버트 조지 웰스

생각하면 할수록, 춥고 더러운 날씨와 북적거리는 문명사회의 도시에서 투명 인간이 되는 것이 얼마나 부자유스럽고 어리석은 짓인지를 더욱 절실히 깨달았다네. 소설의 시작은 이미 투명인간이 된 주인공을 일기 형식과 3인칭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시점이 섞여 진행된다. 물리학과 의학을 공부하던 주인공 그리핀은 조용한 한 마을에 병과 집기가 가득 들어찬 짐과 함께 음침하게 등장한다. 붕대와 모자, 깊은 푸른색의 안경으로 자신을 꽁꽁 싸매며 사람들로 하여감 기분나쁜 느낌을 자아내는 그는 온종일 방에 틀어박혀서 잦은 욕설과 중얼거림과 함께 물건을 집어 던지면서 광폭한 성격을 보여주며, 자신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려고 할때면 언제나 말을 끊어버린다. 그러던 그가 금전적인 이유와 도둑질 사건을 계기로 자신이 투명인간이라는 것..

2016.04.04

드라큘라 - 브램 스토커

에이브러햄 스토커의 유명한 공포 소설이다. 뱀파이어를 소재로 한 영화들. 초기엔 관속에 누워 까만 옷을 입고 올백머리(?)를 한 남자가 흡혈을 하고 사람을 죽이면서 공포의 소재로 등장하다가 공포와 로맨스(?)를 섞어놓은듯한 분위기로 뱀파이어에게 호감을 느끼도록 했던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뱀파이어들과 싸운다는 블레이드, 그러다 마늘이나 십자가도 소용없이 잘생기고 너무 잘생기고 잘생겨서 인기도 많고 돈도 많고 사랑까지 느낀다는 트와일라잇까지. 그리고 그들을 사냥하는 반헬싱. 각종 소재들을 섞어놓은 젠틀맨리그 등등 은탄환을 맞고 죽는다거나 하는 이야기는 등장하지 않지만 전설속으로만 존재하고 '뱀파이어'로 불린다는 대상이 등장한다. 주인공들의 일기와 쪽지와 전보들로 전개되는 소설속에서 트랜실배니아의 산속 깊은곳..

2016.01.15

오르부아르 - 피에르 르메르트

1차세계대전에 참전했던 두 남자가 전쟁후에 살아남아 겪게되는 이야기. 베스트셀러라고 무지막지하게 팔려나간것으로 예상되는 책이다. 두명의 프랑스 군인이 주인공인데 특이하게도 한명은 흔하듯 서민계층이고 ( 후에 전쟁이 가난한 자의 얼굴을 했다던 ) 한명은 굉장히 부유한 집안의 예술가기질이 넘치는 천재 악동이었다. 몰락을 겪어가는 귀족중 한명이 이들의 리더가 되어 하지말아야 할 전쟁을 통해 부와 명성을 쌓고 그에 반하는 운명을 지닌 두명의 병사는 모두 삶의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다. 전쟁이 끝난뒤에 이 모두가 살아남아 지독한 현실에서 살아가는 내용을 써내려간다. 개인의 심리상태를 굉장히 길게 서술하는 마르셀 프루스트의 영향을 받았다고 했던가 ? 베르나르 베르베르를 꺾으로 왔다는 장난섞인 말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책..

2016.01.08

행복이란 무엇인가 _ 탈 벤 샤하르

정의란 무엇인가, 죽음이란 무엇인가에 이어 그나마 최근에 듣게된 비슷한 시리즈의 책이다 . 라고 알았지만 읽고나니 내가 책을 잘못산것같다는 생각이 든다. 기존 시리즈와 함께 거론되는 책은 하임 샤피라 저의 책인듯 하고 이 책은 정체를 알 수가 없다. 하버드교수의 수업을 바탕으로 행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관한 이야기를 학생의 입장에서 저술한 책으로 책의 초반부에 흔하게 팔리는 자기계발서와는 다른 책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한다. ( 국내뿐아니라 해외에서도 그런가보다. ) 오, 그래서 그저 맹목적으로 누군가 쓰거나 말했던 것을 바탕으로 행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가 아닌 행복에 대해 의문을 던지고 정의해보고 시대별로 변화한 패러다임을 알아보며 현대에 행복이란 어떤 의미를 갖는지 또는 변화하는 시대에서 행..

2015.12.23

찰스 부코스키 - 우체국

이 책은 아무에게도 바치지 않는다. 작가는 글로 먹고살려고 했지만 중간중간 포기하게 되고 우체부로 살아가게 되는데, 어떤 사람의 권유로 돈을 받고 책을 쓰게 되는 일에 전념하게 되곤 이 책을 발간한다. 우체국에서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쓴 것인지에 대해선 분명하지 않지만 아마 그 경험도 꽤 중요한 역할을 했겠지 ? 주인공은 방탕한 삶을 살아간다. (쫓거나 추구한다기 보다는 그런 방식으로 살아가는것에 익숙하다고 생각한다.) 수 많은 동거녀 혹은 만나는 여자와 섹스를 원하며 동거하다가 헤어지고 그 삶을 반복하며 새벽까지 술을 진탕 마시곤 숙취를 간직한 채 우체국에서 간신히 버티며 일을 한다. 그 우체국 안에선 자신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인간 한명쯤은 꼭 있어 그들과 부둥키며 때론 참고 때론 그를 바라보며 쓰레기..

2015.11.27

까뮈 - 이방인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 엄마가 죽은 장례식장에 찾아가며 피로를 느끼는 까뮈는 그곳에서 문지기와 담배를 마주 피며 커피를 마시고 그녀를 찾아온 노인들의 모습을 관찰한다. 그는 눈물 한방울 흘리지 않았고 그곳에서 나온 뒤 전 직장동료였던 마리와 수영을 하며 사랑을 나눈다. 자신이 살고 있던 건물에서 살라마노 영감이 개와 싸우는 모습을 바라보며 그와 이야기하기도 하고 옆집에서 여자와 싸우던 레몽과 가까워지다 그의 동료들이 모이던 곳으로 마리와 함께 여행을 간다. 레몽의 전 애인의 오빠였던 사람이 아랍인을 통해 그들을 죽이려고 하다 도망가 버린뒤 뫼르소는 이유없는 걸음을 하곤 그 자리로 돌아가 누워있던 아랍인을 향해 총을 발사한다. 그리곤 뫼르소는 감옥에 갇힌 뒤 재판을 받고는 신부와 마지막..

2015.10.15

고독을 잃어버린 시간 - 지그문트 바우만

현대사회 ( 현대사회라는게 어떻게 정의되는지도 의문이지만 ) 에 보다 더 개인화된 생활 방식이나 SNS, 스마트폰의 발달로 일상의 대화보다 채팅이 익숙해진 세대라며 현시대의 변화를 말하는 책들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의 책-독서라는 것은 단지 개인적으로 시간을 보내는 취미이거나 혹은 자신의 생각을 관철시키고 타인의 생각과 경험을 간접적으로 체험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트렌드로 전락한 부분도 크다고 생각한다. 자기계발이나 그다지 깊이도 없는 책들을 강박적으로 읽어나가며 타인을 의식하는 것이 과연 인터넷에 자신의 삶을 알리는 것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 무엇인가 머릿속에 넣어야 한다는 강박을 단지 종이매체로 옮긴것과 무엇이 다를까. 현대의 이해할 수 없는 ( 이해할수도 있다. ) 변화속에서 혼란을 겪는 사람들이..

2015.08.21

노인과 바다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죽기전 썻던 글중 하나로 타임지에 소개되어 큰 인기를 끌었던 글이다. 내용은 굉장히 단순한데 낚시운이 없던 노인이 바다로 나가 큰 물고기를 만나게 되어 바다를 떠돌다가 다시 되돌아오는 이야기다. 이야기도 단순하고 등장인물은 노인 곁을 지키는 순수한 아이 한명과 노인, 그리고 어류들(?) 뿐이라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 청년시절 기자생활을 했던 것이 영향이었는지 간단 명료하고 감정적으로나 내적인 심리를 거의 표현하지 않는 덕분에 문체가 조금은 딱딱하고 느껴질수도 있는데 오히려 굉장히 빠른 속도로 전개되는 느낌과 느린 시간이 겹쳐져서 간단 명료한 느낌을 받게된다. ( 흑백의 유서프 카쉬가 찍은 사진이 유명하다 ) 커다란 물고기를 낚기 위해 바다로 계속해서 나아가지만 중간중간 여정이 쉽지 ..

2015.05.12